과학에서의 법칙 (Laws in Science)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한가지는 과학은 귀납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자연을 기술하는 법칙을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디를 찾아보아도 그 법칙들을 서술해 놓은 곳은 없다.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자연을 관찰함으로, 그 법칙들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친구들이 보드게임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 게임을 처음 보는 상황이라면, 아무 설명 없이 얼마나 정확하게 그 게임의 규칙을 알아낼 수 있을까? 아마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5분 이내에 그 게임의 규칙을 모두 알아냈다면, 그 사람은 귀납적 사고에 아주 뛰어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혹은 게임의 규칙이 너무 간단해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할리갈리> 같은 게임은 몇 분이면 규칙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세틀러 오브 카탄 (Settlers of Catan)>이나 <어콰이어(Acquire)> 같은 게임의 규칙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보드게임 하는 사람들의 행동들만 보고 규칙을 알아냈다고 하자. 그 규칙이 얼마나 정확할까? 정말로 그 게임의 사용설명서와 100% 일치할까? 그건 아마도 관찰했던 시간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을 관찰했다고 해도 모든 경우의 수가 게임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에 놓치는 규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관찰했던 경험이 없기에 우리가 귀납적으로 만든 규칙에는 빠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사용설명서에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알아낸 규칙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가 오랫동안 관찰했던 결과로 만든 규칙이고, 오랜 시간 동안 관찰했을 때도 일어나지 않은 경우의 수에 대한 규칙이라면 앞으로도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게임의 규칙을 설명할 때에도 사용설명서가 아닌, 우리가 알아낸 규칙을 사용해도 게임을 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규칙이 100%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99% 완벽한 규칙이라고 할까. 사실 과학자들이 하는 일이 이와 비슷하다. 아니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그 규칙의 대상이 보드게임이 아닌 자연이라는 점만 다르다. 자연은 우리가 아직 완벽히 알지 못하지만 어떤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그 법칙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는 것이 과학자가 하는 일이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현상과 달이 지구를 돌고 있는 현상이 같은 법칙으로 설명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아니 어떻게 그런 법칙을 찾아낼 수 있었는지 놀랍지 않은가? 만약 이 질문에 라고 대답한다면, 과학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도 자연에 찾아야 할 법칙은 많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찾아낸 후, 많은 자연현상들이 이 법칙으로 기술 되었다. 포탄을 어떤 각도로 어떻게 쏘면 어디로 향하는지 계산할 수 있게 되고, 인공위성을 쏠 때도 어떤 속도로 쏘아야 지구 위에 빙빙 돌게 만들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뉴턴의 이 법칙은 100% 완벽하다고 볼 수 있을까? 뉴턴이 살던 시대에는 모든 것이 뉴턴의 법칙으로 설명되었다. 100%.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면서 아주 빠른 우주선이 나오고, 원자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뉴턴의 법칙이 설명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의 운동은 뉴턴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설명할 새로운 법칙이 필요했고, 그 결과로 현대물리의 두 축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나오게 되었다.
 
지금까지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은 자연의 많은 부분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이 법칙들이면 완벽할까? 그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이 법칙들은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지만, 더 극한의 영역에서는 이 법칙들 역시 수정이 필요하다. 아주 극한의 영역(예를 들면 \(10^{-40} m\))에서는 양자역학과 중력의 법칙이 충돌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수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까 보드게임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우리가 충분히 그 영역의 사건을 관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자연을 설명하는데 이렇게 많은 종류의 법칙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과학자들은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 모든 법칙들은 하나로 만들고 싶어 하는 노력들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만물법칙(Theory of Everything)이라 부르고 싶어 한다. 이에 대해 더 깊게 들어가는 것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다루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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