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는 보통 물질의 세계를 다룬다. 일반적으로 물리의 시작은 뉴턴의 역학(Classical Mechanics)으로부터 시작한다. 공을 던졌을 때 공이 어떻게 날아가고, 공이 충돌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된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물리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다. 공을 던지면 어떻게 날아가는지 보통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걸 굳이 계산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이 과정은 물리학을 전공한 나에게도 지루한 작업이다. 물리를 배우는 데 이것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굳이 이것부터 가르쳐야 하나 싶다.
이러한 물체의 운동(보통 전문 용어로는 강체(rigid body), 즉 딱딱한 물체라고 한다.)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유체(fluid)에 대해서 아주 잠깐 맛만 본다. 유체는 물과 공기 같은 일반적으로 고정된 모양을 갖지 않는 물체를 말한다. 강체(rigid body)가 아니면 유체로 다룰 수 있다. 그런데 이 유체의 운동은 너무나도 복잡해서 손으로 풀 수가 없다. 강체들은 우리가 앞으로 밀면 앞으로 가지만, 유체에서는 앞으로 밀어도 옆으로 갈 수 있고, 옆으로 밀었는데 앞으로도 가고 그렇다. 이런 유체의 운동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텐서(tensor)라는 개념이 필요하게 되는데, 어려우니까 유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접할 기회가 없다. 그래서 유체는 전공자가 아니면, 이런 게 있다고 살짝 보여주기만 하고 넘어간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물체의 운동을 배웠으니 다음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자기학(Classical Electrodynamics)에 대해 배운다. 전자기학은 역학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장(field)에 대해 배우기 때문에 더 많이 어려워한다. 하지만, 전자제품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뭐 굳이 그 원리를 알면서 전자제품을 쓸 이유는 없다.
이 정도 배우고 나면, 진짜로 눈에 보이지도 않고, 직관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양자 역학(Quantum Mechanics)이라는 것을 배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세계에서의 운동 법칙을 어떻게 기술하는지에 대해서 배우는데, 너무 추상적이라, 물리하는 사람들도 잘 모른다고 봐도 된다. 내가 한 말은 아니고 파인만이라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말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 양자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말이 상당히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표현하는 데에도 아주 추상적인 개념과 용어들을 사용하여 표현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양자 세계 자체가 그렇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그 세계에 있었던 사람들은 추상적인 내용들을 추상적인 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치 양자 세계로 건너간 사람들처럼 보인다. 물론 내 기준으로 바라본 시각이다. 나는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통계 물리학(Statistical Physics)도 기본 과정으로 배운다. 온도와 엔트로피 같은 물리량을 배우는 과목이다. 기본적으로 뉴턴의 역학으로 분자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지만, 1조*1조 개의 분자들의 운동을 각각 다룬다는 것은 슈퍼컴퓨터로 계산해도 백만 년이다. 이 분자들의 운동을 몽땅 모아서 집단 특성으로 기술한다.
여기까지가 물리의 기본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소화하기 위해 수리물리학(Mathematical Physics)을 배우기도 한다. 물리에 필요한 수학을 배우는 과목이다. 선형대수학(Linear Algebra) 쯤은 챕터 하나로 끝내는 무시무시한 과목이다. 이후로 광학, 고체물리, 입자물리, 천체물리 등등으로 갈라져 각자의 분야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한 후 연구를 한다.